■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김지숙(안나, 의왕 본당)
수원교구 연중15주일 주보 4면 게재내용입니다.
1. 인간은 누구나 존엄하다.
2. 모든 인간은 행복해야 한다.(공동선)
3. 서로가 책임지고 돌보아 주어야 한다.(연대성)
4. 나라가 국민을 간섭하고 침해해서는 안되며 잘못된 것이 있으면 누구라도 말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한다.(보조성). 사회교리의 4대원칙이다.
교구에서 실시한 ‘사회적 가르침과 가톨릭사회론(사회교리)’ 교육은 몇 주의 강의로는 흥미로웠지만 못내 아쉬웠다. 나는 평소 사회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의 관심은 있었지만, 교회 내에서 사회사목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봉사단체는 많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사회복지분과가 그 역할을 하고 있지만 본당 지역내의 복리에 국한되어 있었으며, 교회 안에서는 생각한 것보다 큰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였다. 그런 나에게 사회교리는 더 큰 의미의 ‘교리’를 깨닫게 해 준 복음이었다.
교구의 사회교리 후속 모임은 뜻을 같이 하는 본당 신자들과 함께 시작되었다. 우리는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를 고민했지만, 역시나 공부를 시작하는 방법은 학구적인 분위기를 통해서였다. 교황 레오 13세께서 발표한 <노동헌장>인 회칙 <새로운 사태>를 통독한 것이다.
이를 통해‘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첫 번째로 마주한 과제는 ‘인간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인간에 대한 이해’는 사회와 경제문제를 떠나서는 결코 생각할 수 없다는, 1800년 그 당시 교황님의 혜안이었다. <노동헌장>은 노동의 신성함이 자본을 만나면서, 이로 인해 인간이 서로를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고발하는 회칙이었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권고인 <복음의 기쁨>과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면학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우리는 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 산하 사회교리모임인 “마음모아”라는 독립적인 단체를 설립했다. “마음모아”는 때마침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많은 이들의 목소리’에 동참했다.
이후 정권은 바뀌었지만, 소리 높여 외쳤던 구호의 완성은 결국 우리들의 몫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나는 보다 성숙한 신앙인의 자세를 배우게 되었고, 우리들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지동 성당에서 공동선 미사 참례와 함께, “지방자치와 선거개혁”에 대한 강의를 듣기도 했다.
투표만 하면 국민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다한 것이라 생각했지만, 내가 행사한 소중한 한 표가 사표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기존의 선거제도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마음모아” 회원들은 지난 5년 동안 우리의 목소리와 뜻이 필요한 곳에 늘 함께 했다.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아는 것을 실천하기 위해 오늘도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한편, 진실이 존재하는 현장을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다. 우리는 사회적 약자들과 마음을 모아 한 목소리를 내고, 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사회참여를 함께 할 수 있는 발길이 이어지길 간절히 희망한다.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것이라는 희망과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을 허락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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